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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hido: The Soul of Japan (무사도: 일본의 정신)": 일본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한 권의 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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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hido: The Soul of Japan (무사도: 일본의 정신)": 일본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한 권의 책

sisu_ 2020. 10. 21. 20:43

(Credit: Sean Sexton/Getty Images)

 

일본의 문화 하면 떠오른 것 중의 하나가 ‘사무라이 정신’이다.

 

이 무사도(Bushido 武士道)는 일본 사회의 윤리교육의 기초로서, 충성과 희생의 대상이 다이묘[大名:봉건영주]에서 천황으로 바뀌었다. 

 

외적으로는 무예와 싸움터에서의 용맹성을, 내적으로는 검소, 친절, 정직성, 그리고 효를 중요시하였다. 그래서 사무라이는 부모에 해가 되더라도 주군에 대해 끝까지 의리를 지켜야 한다. 결국 유교에서 말하는 '군자'를 현실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무라이 정신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00년 당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 Bushido: The Soul of Japan (무사도: 일본의 정신) >이라는 영어로 된 책으로 저자는 최근까지 일본의 5천엔 지폐를 장식한 퀘이커 교도 니토베 이나조(1862∼1933)였다. 유럽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어느 날, 유럽의 한 교수가 일본의 도덕적 기준과 정신은 무엇인지 니토베에게 던진 질문에, '서양의 기사도'에 상응하는 것으로 생각해 낸 것이 '무사도(부시도)'였다.

 

그의 책이 출간되기 불과 4년 전, 일본은 청일전쟁(1894 ~1895)이 일어났고, 그리고 러일전쟁(1904 ~1905)에서의 승리는 당시의 서구 열강들을 놀라게 했다. 일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던 시기에 니토베의 책은 일본의 등장에 감동을 받은 서양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1908년 일본어로 번역이 되자, 당시 한일병합, 대만 정복, 그리고 만주 진출 등 해외에 세력을 뻗히던 일본 정부에게 역사나 정신문화의 내세우기 위한 책으로 활용되었다.

 

"부시도에 관한 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적지 않은 것을 배웠다."며 유도에 빠졌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1941년 일본의 역사학자 겸 저자인 에리 핫타(Eri Hotta)는 이 책은 "일본이 식민지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서구 열강들 중 최고 강대국들과 동등한 입장에 놓으려는 시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제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보여준 난징대학살, 마닐라 대학살, 그리고 태평양 전쟁 전원 옥쇄, 731부대 운영 등 인륜을 저버리는 잔악한 행위를 일삼았고, 일본군의 자멸을 가져온 인도에서의 '임팔 전투(Battle of Imphal)', ​조종사들을 스스로 파멸시킨 '가미가제 공격', 미군의 첨단 무기 앞에서 칼하나 들고 달려간 '반자이 돌진(히로뽕을 먹여 돌진)' 등은 ‘무사도 즉 사무라이 정신’의 이름으로 행한 비이성적, 비과학적 행위이다.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의 실체는 앞서 언급했듯이, 한 일본인 교수인 ‘니토베 이나죠’의 개인적인 생각이었을 수도 있으나, 그 자체로 일본의 민족주의를 일으키고, 1945년까지의 전쟁 기간 동안에는 일본인들의 사기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이것이 일본의 전통문화에서 왔건, 명망 있는 한 학자 개인의 생각에 의해 창조되었건 간에, 이 사무라이 정신은 군국주의 시대에는 집단최면을 걸어 침략전쟁을 치르는 데 이용되었고, 패전후에는 위안부, 강제 징용 등 잘못된 과거사를 부인하는 데 굴절된 자아도취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 향후의 일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두고 볼 일이다.

 

 

Bushido: The book that changed Japan’s image

Published in 1900, Bushido: The Soul of Japan shaped how the nation was perceived around the world, writes Michiyo Nakamoto.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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