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집권 공산당을 괴롭히는 '고르바초프의 유산'

Soviet leader Mikhail Gorbachev, right, meets with Chinese leader Deng Xiaoping in the Great Hall of the People in Beijing in May, 1989.

구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사망에 조문이 쏟아지고 있으며,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평화와 자유를 증진시키려고 노력했던 그의 역할을 칭송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게는 고르바초프의 유산은 '소련의 몰락'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망령을 불러일으킨다.

1985년부터 1991년 말까지 소련을 통치한 고르바초프는 냉전을 종식시키고 소련에 주요 정치 및 경제 개혁을 도입한 것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냉전을 종식시킨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 91세로 별세 (tistory.com)

소련 붕괴를 교훈으로 삼으려는 중국

고르바초프 집권 당시, 소련은 경제 붕괴의 위험 속에서 레닌과 스탈린과 같은 전 지도자들의 역사를 부정하는 '이념적 혼란'과 같은 정치 투쟁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중국 지도부는 내부 정치가 통제되지 않을 경우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국도 소련과 유사한 운명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 왔다.

시진핑의 공산당은 고르바초프의 서구식 민주개혁 도입과 기존 체제 유지 실패가 소련의 붕괴로 이어졌다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이를 교훈으로 삼으려고 노력해 왔다.

 

 

고르바초프 방문과 천안문 사태

고르바초프가 1989년 5월 베이징을 국빈 방문했을 때, 중국의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가 천안문 광장을 점령했다.

학생들은 고르바초프를 '민주주의 대사'로 환영했고, 중국의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소련과의 화해를 축하하려던 계획은 무산되었다.

한편, 고르바초프는 "정치 체제의 급진적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경제개혁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세계 사회주의 발전의 매우 중대한 전환점에 있으며 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표현의 자유와 권리 보호,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베이징에서 열린 연설 했다.

 

물론 그의 발언은 중국에서 보도되지 않았다.

몇 주 후, 중국 지도자들은 고르바초프가 언급한 것과는 반대로 비무장 민주화 시위자들을 탄압하고, 민주개혁 없이 경제를 정비하는 길로 들어섰다.

 

Analysis: Why Gorbachev's legacy haunts China's ruling Communist P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