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잡담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의 추억 본문
학창 시절 네 번 정도 보았지만, 내용이 복잡하고 상영 시간도 길어 볼 때마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 등 격변의 시대 배경을 이해하고, 지바고의 시를 좀 더 음미할 수 있으면 또 다른 감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이 생각했다. 이번에는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되돌려가면서 찬찬히 보면서, 위대한 작가(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정신세계에도 더 깊숙이 들어가 보고 싶다.
지바고의 형 예브그라프 지바고 장군(알렉 기네스 분)이 수력발전소에서 여공(타냐)에게 “너의 엄마를 라라라고 부르지 않았니?”라고 물어보는 회상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라라를 위한 시집'을 보여주고 있다.
유리 지바고(오마 샤리프 분)는 8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모스크바의 그로메코 집안에 입양된다. 어느 겨울 크렘린 궁전 앞에서 시위하는 학생과 노동자들이 기마병에게 살해되는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은 유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의과 대학에 진학하고, 남매처럼 자란 토냐(제랄린 채플린 분)와 장래를 약속하게 된다.
한편, 라라(줄리 크리스티 분)는 어머니의 정부 코마로프스키(로드 스테이거 분)에게 성폭행당한 후, 크리스마스 무도회장에서 애인인 파샤의 권총으로 그를 죽이려다 총상을 입히게 된다. 그리고 그를 치료하던 유리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지바고는 군의관으로 전쟁터로 갔고, 거기서 남편을 찾으러 종군간호사를 지원했던 라라와 재회한다. 지바고와 라라는 이미 각자 결혼한 상태였지만, 두 사람은 연정을 느끼게 된다.
1917년 혁명정부 러시아에서 유리와 같은 지식인은 우선 숙청될 대상이었다. 모스크바로 돌아오지만 불안한 나머지 토냐와 아이들 일가족을 데리고 우랄산맥의 시골 마을 바리끼노로 피신한다.
궁핍하지만 평화가 감도는 전원생활을 보내면서 적적함을 달래던 어느 날, 토냐의 조언으로 유리아틴에 있는 도서관을 찾은 그는 우연히 라라와 재회하고, 두 사람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만삭이 된 토냐의 모습에 죄책감을 느낀 지바고는 라라를 만나, 헤어지자고 하고 돌아오다 적군에 붙잡혀 가서 그들의 부상병을 치료하게 되고, 한편 지바고를 기다리던 토냐와 아이들은 파리로 떠난다.
적군으로부터 도망친 지바고는 바리끼노의 가족이 다 떠나버린 것을 알고는 라라의 곁으로 돌아와 잠시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코마로프스키가 찾아와 이곳도 위험한 지역이므로 극동으로 피신시켜 주겠다고 설득하자, 라라와 딸을 마차에 태워 역으로 보낸다.
마지막 이별을 하기 전 며칠 동안 지바고는 새벽에 일어나 언 손을 호호불며 '라라를 위한 시'를 쓴다.
뒤따라 간다고 속이고, 그들이 떠가는 뒷모습을 보기 위해 2층으로 뛰어 올라가 성에 낀 유리창을 깨고 사라져 가는 라라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별 장면은 지바고의 우수에 찬 눈동자를 통해 지금도 팬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8년의 세월이 흐른 후 모스크바로 돌아온 지바고는 형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근무하게 된다. 어느 날 전차를 타고 가다 걸어가는 라라를 발견하고 급히 내려 쫓아가다 길바닥에 쓰러져 지병인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다.
그리고, 예브그라프는 타냐(지바고의 딸)가 등에 메고 있는 발랄라이카를 바라본다.
모리스 자르(Maurice Jarre)가 작곡한 ost “라라의 테마”는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영화음악으로, 메인 멜로디는 발랄라이카로 연주되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Boris Pasternak): 러시아의 시인이자 소설가이고, “닥터 지바고”의 작가이다. 1958년 노벨 문학상으로 선정되었으나 소련 정부의 비판으로 거부하였다.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에트 작가동맹은 그를 제명하고 그의 추방 운동을 벌였다.
결국, 파스테르나크는 당시 흐루쇼프 서기장에게 “조국을 떠나는 것은 나에게 죽는 것과 같으니 선처를 바란다.”라는 탄원서를 보냈다.
1957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되었고, 소련에서는 1988년 출간되었다. 작가인 유부남 파스테르나크가 56살에 만난 34살의 올가 이빈스카야와의 사랑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함.
어쩌면, 혁명과 시인이라는 면에서 그는 유리 지바고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는 지도 모르겠다.
Credits
Yuri Zhivago | Omar Sharif <아라비아의 로렌스>, <화니걸>... |
Tonya | Geraldine Chaplin (찰리 채플린의 딸) |
Director | David Lean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아라비아의 로렌스>, <콰이강의 다리>, <인도로 가는 길>, <여정>... |
Producer | Carlo Ponti (소피아 로렌의 남편) |
Yevgraf | Sir Alec Guinness <콰이 강의 다리>... |
Kostoyed | Klaus Kinski |
Lara | Julie Christie <달링>, <매케이브와 밀러 부인>, <회상>... |
Pasha/Strenikov | Tom Courtenay |
The Girl | Rita Tushingham |
Komarovsky | Rod Steiger |
Anna | Siobhan McKenna |
Alexander | Ralph Richardson |
Writer | Robert Bolt |
Sasha | Jeffrey Rockland |
The Bolshevik | Bernard K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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