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잡담
한국계 작가 김주혜, 세계 문학계에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하다 본문
『Beasts of a Little Land』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 & 『City of Night Birds』의 깊은 울림
2024년, 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주혜(Juhea Kim) 가 장편소설 『Beasts of a Little Land』(작은 땅의 야수들) 로 톨스토이 문학상 해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강 작가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또 한 명의 한국계 작가가 세계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성취를 이룬 사례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바로 ‘한국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 문학이 세계를 감동시켰다는 점이다.
역사를 예술로, 상처를 서사로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여섯 명의 시선을 통해 담담하고도 치열하게 조명한 작품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문학 안에 던졌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 물음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성찰하게 만드는 문학의 본질적인 힘을 보여준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마지막 구절처럼 말이다.
이민진의 『Pachinko』(파친코) 또한 같은 결을 이룬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가족의 4세대에 걸친 삶을 통해, 일본과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의 고통과 사랑, 정체성의 투쟁을 그려낸 이 작품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남겼다.
이렇듯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역사, 잊힌 고통, 소외된 목소리들이 오늘날 다시 문학을 통해 살아나고 있다.
그리고 세계는 그 목소리에 반응하고 있다.
『 City of Night Birds』 – 부서진 예술가의 귀환
『Beasts of a Little Land』로 이름을 알린 김주혜는 2024년 두 번째 소설 『City of Night Birds』(밤새들의 도시) 를 발표하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나탈리아 레오노바,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다.
정점에 섰던 그녀는 부상과 함께 신체적,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약물과 알코올에 의존한 채 방황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의 라이벌이자 러시아 발레계의 거장 드미트리 오스트롭스키로부터 ‘지젤’ 무대 복귀 제안을 받는다.
“무대는 나를 발가벗긴다. 그 순간, 오직 본질만이 남는다.”
이 작품은 단순히 예술가의 복귀 드라마가 아니다.
몸과 마음의 파괴, 상실과 재기의 갈망, 예술을 통한 구원이라는 깊이 있는 서사를 담아낸다.
감각과 감정이 교차하는 문학적 체험
『City of Night Birds』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문체의 정교함에 있다.
김주혜는 감각적이고 시적인 언어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하얀 밤, 회한 어린 독백, 무대 위 절정의 순간까지를 생생히 그려낸다.
이 소설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 함께 ‘사는’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결말은 놀라울 정도로 감정적으로 완성도 높으며, 단 한 번이 아닌 여러 차례의 반전이 이어지는 커튼콜처럼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작가 김주혜는 누구인가?
- 출생지: 한국
- 성장: 미국 오리건주
- 현재 거주: 런던
- 전공: 프린스턴대학교 미술·고고학
- 9세부터 발레 시작, 19세 이후 비건 실천
- 환경문학 웹진 <Peaceful Dumpling> 창립
- 수익 일부를 야생동물 보호 및 난민 구호 단체에 기부
예술과 생명, 문학과 윤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녀의 삶 자체가 하나의 서사처럼 느껴진다.
문학이 소환하는 역사, 그리고 희망
『City of Night Birds』는 무대 위에서 다시 피어나는 예술가의 영혼을 그린 작품이다.
그녀의 고통과 회복, 과거와 현재의 대면, 그리고 결국에는 삶을 긍정하게 되는 조용한 환희까지 —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서사다.
한강, 이민진, 김주혜.
그들이 써 내려간 문장은 잊힌 역사를 복원하고,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이제 막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https://www.washingtonpost.com/books/2024/11/26/city-of-night-birds-juhea-kim-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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