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잡담
뉴욕타임스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장르와 경계를 허물다 본문
21세기 영화의 이야기: 장르와 경계가 무너진 시대
21세기 영화의 흐름은 기존의 경계와 카테고리가 무너지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전 세계 영화에 접근하고 즐기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장르, 국가, 언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한국 영화가 보여준 세계적 흐름
한국 영화도 이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기존의 산업 구조와 장르 구분을 넘어선 독창성과 사회적 메시지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로 기록되었다.
프랜차이즈와 리메이크보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들이 더욱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단순한 목록 그 이상의 의미
최근 발표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리스트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문화적 지형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도와 같다.
이 목록은 수백 명의 감독, 배우, 영화 관계자들의 투표로 선정되었으며, 영화 산업 내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분류 체계와 경계선들이 어떻게 붕괴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스타 중심 영화의 퇴조와 오리지널의 부상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타 중심 영화, 즉 ‘스타 차량’의 퇴조다. 과거에는 유명 배우를 내세운 영화가 흥행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오리지널 작품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영화와 리메이크가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 리스트에서는 그런 영화들보다 창작자의 목소리가 강하게 반영된 작품들이 중심을 차지한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영화 소비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목록에 포함된 스트리밍 제작 영화는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46위) 단 한 편뿐이다. 넷플릭스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도 상영하는 이례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장르의 경계가 흐려지다
과거에는 상업적인 장르 영화와 진지한 예술 영화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28위)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사건을 계기로, 아카데미는 후보작 수를 5편에서 10편으로 확대했다.
이후 《겟 아웃》(8위),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11위), 《블랙 스완》(81위), 《블랙 팬서》(96위) 등 다양한 장르 영화들이 시상식 무대에 오르며, 장르와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다장르·다언어 영화의 약진
이러한 흐름은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77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무협, SF, 멜로드라마, 가족극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실험적 영화이며, 영어 외에도 중국어(광둥어·보통화)가 비중 있게 사용되어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비영어권 영화, 주류로 떠오르다
예전에는 자막에 대한 부담과 ‘예술 영화’라는 이미지 때문에 외국 영화가 제한된 관객층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기생충》 외에도 《로마》, 《폴의 해부》, 《관심 영역》,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비영어권 영화들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전 세계 관객들에게 소비되고 있다.
다양성의 한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영화 산업 내 기회의 불균형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번 리스트에 포함된 흑인 감독의 영화는 4편에 불과하며, 아시아계 및 라틴계 감독의 비율도 극히 적다.
여성 감독의 영화는 11편이 포함되었지만, 상위 20위 내에는 한 편도 포함되지 않았다. 흑인 또는 라틴계 여성 감독의 작품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여전히 구조적인 장벽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미래의 영화는 어떤 모습일까
영화는 언제나 기술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라 진화해왔다. 앞으로 25년, 혹은 100년 후의 영화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다음 세대의 리스트 역시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이야기들로 채워질 것이며, 그 안에는 더 많은 창의성, 다양성, 그리고 즐거움이 담겨 있기를 기대한다.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상위 10위
- 기생충 (봉준호, 2019)
- 멀홀랜드 드라이브 (데이비드 린치, 2001)
- 데어 윌 비 블러드 (폴 토마스 앤더슨, 2007)
- 화양연화 (왕가위, 2000)
- 문라이트 (배리 젠킨스, 2016)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엔 형제, 2007)
- 이터널 선샤인 (미셸 공드리, 2004)
- 겟 아웃 (조던 필, 2017)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야자키 하야오, 2002)
- 소셜 네트워크 (데이비드 핀처, 2010)
상위권 외 주요 작품들
-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11위)
-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12위, 조나단 글레이저, 2023)
- 브라이즈메이드 (32위)
- 로마 (46위, 알폰소 쿠아론, 넷플릭스)
중·하위권의 주목할 작품
- 와호장룡 (16위, 이안)
- 아멜리에 (41위, 장 피에르 주네)
- 올드보이 (43위, 박찬욱)
- 살인의 추억 (99위, 봉준호)
- 오펜하이머, 메멘토, 킬 빌 Vol.1, 인셉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크리스토퍼 놀란, 쿠엔틴 타란티노, 데이비드 핀처 감독들의 주요 작품도 다수 포함
‘Parasite’ and the Genre-Defying Movies of the 21st Century
As the 100 best films list shows, long-held categories in Hollywood are fading, just as they are in the broader culture.
www.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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