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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얼굴들: 첨단 기술로 드러난 명작 속 감춰진 초상화

sisu_ 2025. 2. 24. 15:38
The Cyprus Institute
Titian, Ecce Homo, 1570-75 (Credit: The Cyprus Institute)

 

수많은 예술 작품 속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비밀들이 숨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에서도, 현대 첨단 이미징 기술 덕분에 이전에 감춰졌던 메시지와 세부 사항들이 드러나고 있다. 때로는 값비싼 재료의 재사용이나 작가가 의도적으로 덧그려 남긴 흔적으로 인해 이런 정보들이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최근 미술계에서는 X-선, 적외선, MA-XRF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명작 아래 감춰진 초상화들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이들 기술은 원래 보이지 않던 그림의 층을 안전하게 드러내어, 예술가들이 남긴 의도와 감정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티치아노의 『Ecce Homo』에서는 예수의 배경 아래 뒤집힌 수염 난 인물이 발견되었고, 피카소의 작품에서는 초기 인상파 스타일로 그려진 미상의 여성 초상화가 드러났다. 이와 같이 렘브란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카라바조, 반 고흐, 쇠라, 모딜리아니, 마그리트의 명작들에서도 감춰진 인물들이 밝혀지며, 작가들이 의도한 구도와 의미가 재해석되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새로운 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티치아노 (Titian)
『Ecce Homo』(1570–75)는 예수가 밧줄에 묶인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최근 사이프러스 연구소의 첨단 다중 스캐닝 기술로, 예수의 배경 아래 뒤집힌 채 숨겨진 수염 난 인물(깃펜을 든 인물)이 발견되었다. 이 인물의 얼굴 윤곽이 예수의 손을 묶는 밧줄의 곡선을 형성하며, 두 층의 구성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피카소 (Pablo Picasso)
『Portrait of Mateu Fernández de Soto』(1901, 블루 피리어드)는 원래 피카소의 친구이자 조각가인 드소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적외선 이미징 기술을 통해 초기 인상파 스타일로 그려진 미상의 여성 초상화가 드러났는데, 마치 드소의 귀에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주며 과거와 현재의 감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렘브란트 (Rembrandt)
『An Old Man in Military Costume』는 매크로 X-선 형광분석(MA-XRF)과 적외선 반사 촬영을 통해, 어두운 주 피사체 아래 숨겨진 젊은 인물의 초상화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대비는 작품에 생동감과 감성의 깊이를 더하며, 시간의 흐름과 인생의 다양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Artemisia Gentileschi)
『Saint Catherine of Alexandria』(1619)는 원래 작가가 시작한 자화상의 흔적을 담고 있다. 1615년경 작업된 초기 자화상이 X-선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이후 의뢰자의 요구에 따라 외형이 변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가의 정체성과 감정이 여전히 작품에 녹아 있음을 보여준다.

 

카라바조 (Caravaggio)
『Bacchus』에서는 와인병의 반사면에 작가 자신이 은밀하게 그려진 자화상이 존재함이 밝혀졌다. 복원 과정에서 희미해졌던 이 초상은 최신 반사 촬영 기법으로 재확인되며, 카라바조의 복잡한 정체성, 환상, 그리고 자기 표현에 대한 태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반 고흐 (Vincent van Gogh)
『Patch of Grass』(1887)는 화사한 잔디의 모습 이면에, 고강도 X-선 촬영을 통해 이전에 그린 어두운 농촌 여인의 초상화가 발견되었다. 겉으로는 밝아 보이는 작품 아래 숨겨진 감정과 과거의 어두운 기록을 암시하는 이 발견은 반 고흐의 작품에 내재한 복합적인 정서를 재조명한다.

 

세라 (Georges Seurat)
『Young Woman Powdering Herself』에서는 점묘법으로 그려진 주 인물 외에도, 창가에 숨겨진 유일한 자화상이 발견되었다. 꽃병을 묘사하는 점들이 덧입혀진 이 자화상은 주인공과 작가 사이의 내적 대화를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
『Portrait of a Girl』(1917)에서는 표면에 드러난 여성 초상 외에도, 과거 작가와의 관계에서 영감을 받은 또 다른 여성 초상화의 존재가 제기되었다. 2021년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로 재구성된 이 감춰진 초상화는 작가의 개인적 기억과 감정이 작품 속에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마그리트 (René Magritte)
『La Cinquième Saison』(1943)은 두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이들 중 한 인물은 작가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한다. 적외선 반사 촬영을 통해 드러난 숨겨진 여성 초상은 작가의 아내와 닮았으면서도 독자적인 특징을 지니며, 이중성과 숨겨진 정체성의 테마를 강조한다.

 

이처럼 첨단 이미징 기술을 통한 발견들은 각 화가들이 의도했던 구도와 내면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게 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예술가와 작품 사이의 깊은 대화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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