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잡담
바티칸, 맥캐릭 (전)추기경 성추행 은폐의 전말에 대한 보고서 공개 본문
그동안 외부에서 계속 제기되어 오던 성직자들의 성범죄가 드러났는 데, 막상 사실에 접하고 보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성추행을 하고 성직자의 권위로 피해자들의 폭로를 막고, 교회 내부의 일부 성직자들과 은폐와 공모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90세의 노인이 되어 세상에 자신의 추한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 이게 어디 가톨릭 교회만의 문제이겠는 가?
'미투(me too)’ 운동에서 보듯이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우리 시민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 "진실은 감출 수가 없다."는 그런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때, 우리 사회는 더 살기 좋은 선진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Theodore McCarrick was the first person to resign as cardinal since 1927 -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요약)
바티칸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두 교황과 교회 관계자들이 성추행이 밝혀지게 된 미국 한 추기경의 혐의에 대한 주장을 무시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 DC의 전 대주교였던 테오도르 맥캐릭은 지난해 교황청이 조사를 마무리한 뒤 사제직에서 제명됐다.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혐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빙성 있는 증거가 2017년에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이어 현 교황 프란치스코가 수사를 지시했고, 지난해에는 현재 90세인 맥캐릭 전임 추기경이 1970년대 10대 소년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의 학대는 미국의 공소시효 때문에 형사 고발되기에는 너무 오래전에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보고서는 무엇을 발견했는가?
450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에는 바티칸과 미국 교회 기록보관소의 증언과 수십 통의 편지와 녹취록이 담겨 있다.
맥캐릭은 2001~ 2006년까지 워싱턴 DC의 대주교로 일했다.
2005년 사망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성추행에 대해 들었으나, 사실을 은폐했던 미국 주교들과 이를 모두 부인한 맥캐릭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한, 2013년 사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뢰할 만한 아동학대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
그 보고서는 맥캐릭의 혐의에 대한 바티칸의 조사가 "제한적인 성격"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한다.
2018년 7월 맥캐릭의 추기 경직 사임은 1927년 이후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 해 2월, 그를 모든 사제직에서 정직시켰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수백 명의 성직자 중 한 명이다.
바티칸의 국무장관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우리는 이 사건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 미국의 교회와 모든 교회에 끼친 상처에 대해 슬픔을 안고 보고서를 발간한다"라고 말했다.
교회의 은폐 사건들
2년간, 90명의 목격자들을 인터뷰하는 조사 결과, 테오도어 맥캐릭의 연쇄적 성추행이라는 공공연한 비밀을 무시하고, 그에게 신성한 추기 경직까지 맡기게 된 일련의 은폐와 공모가 밝혀지게 되었다.
이 보고서가 보여주는 것은 개인들이 아니라, 사실을 은폐하고, 쉽게 부정하고, 희생자들보다 성범죄자들을 믿는 교황 체제하의 교회 문화 전체다.
이 보고서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의 잘못된 판단을 이렇게 솔직하게 폭로한다는 사실은 전례가 없는 일인데, 특히 요한 바로 2세는 2014년 성인으로 선포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아성애증의 첫 주장이 구체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조치를 취했다는 보고로 최악의 비난을 면했다. 이전의 주장들이 믿을 만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폐단의 흔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추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뒤늦게 조치를 취했다고 비평가들은 말한다. 범죄가 오랫동안 곪아 터져 수십 년간의 실패가 비극적으로 폭로된 것이다.
맥캐릭에 대한 혐의는?
그는 1970년대 초 뉴욕에서 사제로 있으면서 10대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주장은 현재 뉴욕 대주교인 티모시 돌란 추기경에 의해 공개되었다.
돌란 추기경은 독립적인 법의학 기관이 이 혐의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 심리학자, 부모, 신부 등 2018년 심의위원회는 이 혐의를 "확실하고 입증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당시 맥캐릭은 "이러한 학대 보도에 대해 전혀 기억이 없다"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 후 몇몇 남성들은 그가 뉴저지 주의 해변가 주택에서 성추행을 했다고 고발했는데, 그곳에서 그는 신학교 세미나에서 사제직을 위해 공부하면서 그들을 데려갔다고 한다. 한 남자는 아직 미성년자일 때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맥캐릭이 연루된 성추행 혐의로 최소 두 건이 금전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밝혀졌다.
주교들은 그가 뉴저지에서 주교로 일하던 중 "수십 년 전 성인과 성관계를 맺었던 부정행위에 대한 고소"가 있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달 바티칸에서 두 명의 가톨릭 사제들이 재판을 받았는데, 바티칸에서 바티칸이 성추행 혐의로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십 명의 성직자들이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지만, 바티칸은 자체적으로 재판을 연 적이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당시 '단호한 조치'를 주장했지만, 성추행을 은폐한 것으로 알려진 주교들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추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8년 8월 그는 성직자들의 성추행을 규탄하는 편지를 모든 로마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내며 은폐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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