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잡담
동물들도 슬픔을 느낄까? 본문
인간만이 고등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동물들은 본능 수준의 하급 지능만을 가지고 있어 슬픔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는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동물들도 슬픔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죽은 아기 코끼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 주변을 맴돌며 무리에서 혼자 남겨지는 엄마 코끼리를 본 적이 있다. 또 죽은 새끼 고래를 며칠씩 바다 속에서 가라앉지 않게 떠받치는 어미 고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들처럼 집단 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무리에서 떨어지면 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행동을 본능으로만 해석할 수 있을까?
슬픔은 오랫동안 인간만의 감정으로 여겨졌지만, 범고래, 까마귀와 같은 동물들도 동료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보인다. 예를 들어, 2018년 워싱턴주 해안에서 범고래 타레콰(Tahlequah)는 죽은 새끼를 17일 동안 밀고 다니며 가라앉지 않게 했다. 이처럼 범고래뿐만 아니라 돌고래, 침팬지 등 고등 동물들이 죽은 새끼를 놓지 못하고 몸에 지니고 다니는 행동은 여러 번 관찰되었다.
연구원 베키 밀러(Cardiff University)는 이러한 행동이 단순히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 동료와의 관계를 놓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동물들은 죽음 이후 동료를 찾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며, 이는 인간이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찾는 행동과 유사하다.
침팬지, 코끼리, 개, 고양이 등도 죽음에 대한 독특한 반응을 보인다. 코끼리는 죽은 동료의 뼈를 만지거나 곁에 서 있는 행동을 하며, 침팬지는 죽은 동료의 입과 몸을 청소하기도 한다. 까마귀는 죽은 동료 주위에 나뭇가지를 놓는 행동을 보여 "의식적인 행동"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행동이 진정한 슬픔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슬픔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감정을 포함하며, 죽음을 이해하고 그것에 적응하는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일부 철학자들은 진정한 슬픔은 죽음의 영속성을 이해하고 미래의 부재를 인지하는 고차원적인 능력을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밀러는 모든 인간이 이런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며, 어린아이들처럼 동물들도 충분히 실질적인 방식으로 슬픔을 느끼고 적응할 수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동물들도 동료와의 관계가 일상에 깊이 얽혀 있을 때, 동료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을 다시 배워야 하는 과정을 겪으며 슬픔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동물의 감정 세계를 새롭게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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