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숙려 기간’ 도입 후 이혼 70% 감소… 개인의 자유인가, 국가의 개입인가
A woman walks her dogs past a couple posing for wedding photographs in Beijing on May 16, 2021.
중국 정부가 2021년 1월부터 도입한 30일간의 이혼 숙려 기간(cooling-off period) 제도 이후, 전국 이혼 건수가 70% 이상 급감했다.
이 제도는 충동적 이혼 방지라는 명분으로 추진됐지만, 개인 자유 침해, 여성의 권리 제한, 가정폭력 피해자의 탈출 경로 차단 등 여러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어떻게 사람들이 아기를 가지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요?
이혼 건수, 1분기 기준 72% 급감
중국 민정부 발표에 따르면,
- 2020년 4분기 이혼 건수: 106만 건
- 2021년 1분기 이혼 건수: 29.6만 건
이는 전 분기 대비 72% 감소,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수치다.
숙려 기간이 시행되기 전에는 제도 도입을 피하려는 이혼 급증 현상도 있었다.
숙려 기간 제도란?
2021년부터 시행된 중국의 새 민법에 따르면:
- 부부가 이혼 신청서를 제출하면 30일 동안 자동 보류
- 그 기간 중 어느 한쪽이라도 요청을 철회하면 자동 취소
- 30일 이후, 다시 신청해야만 이혼이 확정됨
이 제도는 이미 몇몇 지역에서 시범 운영되었으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었다.
제도 도입 배경: 인구와 출산 정책
중국 당국은 이 제도를 가정의 안정과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 전중국여성연맹 자료에 따르면, 이혼의 70% 이상이 여성에 의해 신청되고 있음
- 이혼율 증가 → 결혼 감소 → 출산율 저하 → 인구구조 위기 → 경제성장 둔화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위기에 대한 대응이 제도 추진 배경 중 하나다.
“결혼률의 감소는 출산률을 떨어뜨리고, 이는 사회·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우리는 국민이 올바른 결혼과 가족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선전 활동을 강화할 것입니다.”
— 민정부 관계자 발언
비판과 우려: 자유의 후퇴, 여성 안전 위협
이 제도는 많은 이들에게 개인의 이혼 결정권을 제약하는 제도로 인식된다.
- 이혼 결정이 국가에 의해 유예되고
-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신속한 탈출이 어려워짐
후베이성 여성 피살 사건 이후, 숙려 기간이 해당 여성의 사망과 관련 있다는 주장도 등장하며 논란이 확산되었다.
또한 법원을 통한 이혼은 현실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
- 1심 이혼 허가율: 약 34% (2018년 기준)
- 평균 소요 기간: 최소 6개월 ~ 최대 2년
5월 20일, ‘중국식 발렌타인 데이’에 이혼 금지 논란
후난성과 구이저우성 당국은 “사랑해(我爱你)”와 발음이 비슷한 5월 20일을 기념일로 삼아, 해당일의 이혼 접수를 금지하려다 여론의 반발에 직면했다.
온라인 비판이 커지자 결국 방침을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른 나라의 사례는?
- 프랑스: 이혼 전 약 2주 숙려
- 영국: 약 6주 숙려
→ 그러나 중국과 달리 개인의 자율성과 안전을 우선하는 제도 설계가 중심
중국 당국은 “이혼 숙려는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제도”라며 옹호하지만, 실제로는 민주적 합의·법률적 보호 장치가 부재한 상태에서 강제 시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결혼과 출산, 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이혼 감소가 반드시 가정의 안정이나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출산 기피의 진짜 원인은 여성의 커리어 불안, 육아 부담, 양육비용 등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
국가가 개인의 이혼 결정을 통제하는 방식은 단기적 통계에는 효과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 신뢰와 자율성, 그리고 여성의 권리 회복에는 역행할 수 있다.
Divorces fall 70% in China after government orders couples to cool off
The number of divorces recorded in China has fallen by more than 70% since the introduction of a mandatory "cooling-off" period earlier this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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