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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점의 회화를 통해 본 인도의 식민 역사

sisu_ 2025. 5. 26. 23:42

DAG
Patna's Sewak Ram painted this watercolour of prayers at a Muharram festival, 1820

 

영국 동인도 회사와 인도 화가들의 협업

 

1600년에 무역회사로 출발한 영국 동인도 회사(East India Company)는 시간이 흐르며 점차 식민 권력으로 변모했습니다. 18세기 말, 이들은 인도 지배를 강화하며 인도 화가들, 특히 무굴 제국에 소속되었던 예술가들을 고용해 인도 풍경과 문화를 그리도록 했습니다.

 

이런 회화들을 ‘컴퍼니 페인팅(Company Paintings)’이라 부르며, 현재 델리의 DAG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A Treasury of Life: Indian Company Paintings, c.1790–1835’에서는 200점 이상의 작품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자연사, 건축, 인도인의 생활

 

전시된 회화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자연사(Natural History): 식물과 동물 묘사
  2. 건축(Architecture): 무굴 양식의 사원, 무덤, 풍경 등
  3. 인도 풍속(Manners and Customs): 의복, 제례, 직업, 음악 등

이들은 유럽인의 시각에서 낯선 인도를 이해하고 기록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으며, 식물도감, 의식 장면, 전통 직업군 등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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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dentified artist, A Sloth and a Jackal, watercolour and ink on paper, 1821

 

인도 화가들의 적응과 창조

 

대부분의 화가는 익명으로 남아 있지만, 시타 람(Sita Ram)과 같은 인물은 최근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는 1814~1815년 동안 마쿼스 오브 헤이스팅스(Francis Rawdon)와 함께 여행하며 파테푸르 시크리의 건축물을 그렸습니다.

 

무르쉬다바드(Murshidabad) 지역에서 그려진 식물화 시리즈는 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루이자 팔비(Louisa Parlby)라는 영국 여성이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 사회의 다양한 모습

  • 남인도 카라이칼(Karaikal) 지역의 시바 행렬
  • 베나 연주자와 무희를 묘사한 탄자브르(Tanjore) 지역 화가의 작품
  • 뱃사공, 뱀술사, 판사, 나우치걸(무희) 등 다양한 계층과 직업을 그린 회화
  • 프랑스 식민지였던 퐁디셰리(Pondicherry)의 뱃사공을 그린 작품도 포함

이러한 그림들은 인도 사회의 다층적인 모습을 기록하며 당시 유럽인의 호기심과 ‘이국적’ 상상력을 만족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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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emale dancer or acrobat, with a male drummer, c.1882

 

식민미술에서 인도 근대미술로의 전환점

 

DAG 대표 Ashish Anand는 이번 전시를 통해 “컴퍼니 페인팅은 인도 근대미술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합니다.

 

법정과 사원을 떠나 과학적 관찰과 기록을 중심으로 활동한 인도 화가들새로운 표현 방식과 주제를 시도하며 회화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이들의 작품은 서양인 후원자와의 협업 속에서도 예술적 창조성과 주체성을 지닌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India's colonial past revealed through 200 masterful paintings

A new show in Delhi features more than 200 paintings commissioned by the East India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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