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하이랜드까지 04 – 킹스 크로스 9와 ¾ 승강장과 셜록 홈즈 박물관
내일은 드디어 스코틀랜드로 이동할 예정이라 런던을 떠나기 전, 꼭 한 번 들러보고 싶었던 킹스크로스 역(King's Cross Station)의 9와 ¾ 승강장을 찾기로 했다.
출발에 앞서, 호텔방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다.
킹스크로스역으로 가는 길에 영국 도서관을 지나다
킹스크로스 역의 9와 ¾ 승강장.
실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 작은 벽 한쪽은 마법의 세계를 꿈꾸는 이들로 늘 북적인다.
카트를 벽에 반쯤 박아 놓은 장면은 누구나 해리 포터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은근히 설레는 표정들.
현실 속 작은 마법 같은 공간. 어린 시절 상상하던 세계가 잠시나마 손에 닿는 순간이었다.
해리 포터가 목도리를 휘날리며 9와 ¾ 승강장으로 사라지는 그 마법 같은 순간을 담기 위해 현장에서는 세 사람의 협업이 펼쳐진다.
한 명의 역 직원은 사진 속 주인공이 될 여행자의 목도리를 들고 자세를 잡아준다.
여행자가 출발 준비를 마치면 그 순간 목도리를 공중으로 던지고, 또 다른 직원이 정확한 타이밍에 셔터를 누른다.
놀라운 건, 도움을 주는 직원들의 표정이다.
수없이 반복되는 장면일 텐데도 짜증기 하나 없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조금 더 뛰어볼까요?" "표정을 더 활기차게요!" 하며 포즈를 조언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행자들 또한 그 순간만큼은 진짜 호그와트(Hogwarts School of Witchcraft and Wizardry)로 떠나는 기분을 만끽하며 연신 웃음꽃을 피운다.
몇 장을 찍고 난 뒤엔 직원이 직접 함께 고른다—
가장 멋지게 날아오른 목도리, 가장 마법 같은 순간을 담아낸 사진을.
베이커 가 221B, 셜록 홈즈 박물관.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어디선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 그리고 왓슨 박사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현실과 허구가 겹쳐지는 찰나— 잠시나마 진짜 추리 세계에 발을 들인 기분.
런던 한복판, 상상의 집에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