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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 테메레르(The Fighting Temeraire)》: 터너의 가장 위대한 그림, 왜 자주 오해될까?

sisu_ 2025. 6. 2. 17:57
The National Gallery, London

A common belief about Turner's The Fighting Temeraire is that it evokes a sense of faded national glory (Credit: The National Gallery, London)

 

– J.M.W. 터너와 《The Fighting Temeraire》, 슬픔이 아닌 변화의 서사

 

“나는 클로드 로랭을 능가하고 싶었다.”

 

풍경화의 거장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J.M.W. Turner)**에게 있어 17세기 프랑스 화가 클로드 로랭을 뛰어넘는 것은 일생의 염원이었습니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작품을 영국 정부에 기증하며 “클로드 로랭의 작품 옆에 전시해 달라”는 조건을 붙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만큼 그는 예술의 미래와 전통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겼던 화가였습니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 《The Fighting Temeraire》

 

1839년 발표된 《The Fighting Temeraire》는 영국 국민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으로,
오늘날에는 20파운드 지폐에도 등장할 만큼 국가적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이 흔히 말하는 “사라져가는 영국의 영광에 대한 슬픈 이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터너의 진정한 의도는 그것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무엇을 그린 그림인가?

 

'테메레르(Temeraire)'는 나폴레옹 전쟁 당시 활약했던 98문의 대포를 갖춘 영국 해군의 전함입니다.
그녀는 특히 **트라팔가 해전(1805)**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영웅적 위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838년, 해체를 위해 작은 증기선에 끌려 템스강을 따라 마지막 항해를 하게 되었고,
터너는 이 장면을 황금빛 노을 속, 상징적으로 포착해냈습니다.


왜 ‘슬픈 그림’으로 오해됐는가?

 

  • 영화 **《007 스카이폴》**에서 젊은 Q는 이 그림을 보고 “위대한 군함이 철거되는 모습이 슬프다”고 말합니다.
  • 19세기 작가 서커리, 멜빌 등도 작은 증기선을 ‘사악한 기계’, 테메레르를 ‘위대한 영웅’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자연스럽게
향수, 국가적 영광의 상실, 구시대의 몰락이라는 주제를 이 그림에 덧씌웠습니다.


그러나 터너는 신기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터너는 단순히 과거를 그리워한 화가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변화의 필연성”과 “새로움 속에서의 아름다움”**을 적극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 그는 증기선, 철도, 산업화된 풍경을 주저 없이 그렸으며,
  • 비, 증기, 속도(Rain, Steam and Speed)》 같은 작품에서 기계가 인간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깊이 천착했습니다.

《The Fighting Temeraire》 속 작은 증기선은 조연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의 상징입니다.
이 장면은 역사의 퇴장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회화기법마저 ‘혁신적’

 

  • 터너는 당시 새롭게 개발된 레몬 옐로우, 스칼렛 레이크와 같은 물감을 사용했고,
  • 부엌에서 가져온 지방, 샐러드 오일을 섞는 실험적인 표현 기법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실험과 대담한 시도
훗날 모네, 피사로 등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The Metropolitan Museum
Félix Bracquemond's La Locomotive, 1873, based on Turner's Rain, Steam and Speed, was displayed at the first Impressionist exhibition in Paris (Credit: The Metropolitan Museum)

 

 

슬픔이 아닌, 변화와 재창조의 서사

 

《The Fighting Temeraire》는 단순한 과거의 영광에 대한 회상이 아닙니다.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예술가가 새 시대를 받아들이는 태도,
그 속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용기와 통찰을 담은 작품
입니다.

“터너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화가였습니다.
《The Fighting Temeraire》는 그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The Fighting Temeraire: Why JMW Turner's greatest painting is so misunderstood

As museums around the world celebrate the 250th birthday of JMW Turner, it's time to reappraise his beloved and celebrated painting, The Fighting Temeraire.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