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잡담
《오디세이아》: 2700년을 살아남은 '가장 위대한 이야기' 본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8세기경에 쓰인 12,000행이 넘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입니다.
트로이 전쟁 이후,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의 고난과 모험을 그린 이 이야기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어릴 적, 아동문학으로 각색된 『오디세이아』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 전체를 보면 인물도 많고 이야기 구조도 복잡하지만, 『오디세이아』는 비교적 집중도가 높고 주제도 뚜렷해서 더욱 인상적이었죠.
단순한 귀환 이야기?
『오디세이아』는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탐험’이 아닙니다. 오히려 전쟁 이후 자신이 떠났던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전사이며, 남편이고, 아버지이며 왕이지만, 그 모든 정체성을 잃은 채 다시 하나하나 회복해 나가는 존재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이야기란 무엇인가를 묻다
이 서사시는 이야기 그 자체에 대한 성찰로도 읽힙니다. 오디세우스는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여정을 일부러 왜곡해 전하며, 바드(시인)로 변장하기도 합니다.
진실과 허구, 사실과 꾸밈의 경계는 모호하고, 독자는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게 됩니다.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하나인 사이클롭스 폴리페모스 장면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아무도 아님(Outis)”이라고 속여 탈출하지만, 끝내 본명을 외쳐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게 되죠.
2700년을 이어온 보편성
『오디세이아』는 인간의 귀향, 실수, 후회, 회복, 정체성, 욕망 등 시대를 초월한 주제들을 담고 있기에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
-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프리즌 브레이크』 등 대중문화 콘텐츠
이처럼 『오디세이아』는 고대의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의 씨앗이 되어 왔습니다.
고전은 죽지 않는다
『오디세이아』는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독자가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이자, 모든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2700년이 흘러도 여전히 읽히는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The greatest tale ever told?
Homer’s Odyssey has topped our poll of 100 Stories that Shaped the World. Natalie Haynes looks at why the epic poem has survived for millennia.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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